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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는 많이 했죠?

네. 지겹도록 했죠. 근데 인터뷰하는 건 되게 좋아해요. 혼자 하는 건 다 좋아해요. 저 혼자 할 땐 잘해요. 사람 많아지면 잘 안 하려고 하지.


왜요? 본인이 주목받지 못하니까?

아니. 그게 아니라 제가 예민해서요. 단체로 하면 전 말도 잘 안 하거든요. 특이랑 애들이 워낙 말을 잘하니까요. 사람 많으면 얘는 이 생각 이 포즈 쟤는 저 생각 저 포즈하느라 시간이 늦춰지잖아요. 전 시간 개념 되게 철저하거든요. 정확하게 안 지키는 거 되게 싫어해요.


아까 촬영했을 때 셔츠가 바지 바깥으로 자연스럽게 튀어나오도록 부탁하자 결벽증 있다고 했는데, 농담이 아니었군요.

아, 병적인 건 아니에요. 유난 떠는 게 있대요. 엄마가.


엄마의 증언을 빌리자면 뭘 그렇게 싫어한대요?

저 다른 사람이랑 같이 쓰는 거 되게 싫어해요.


컵 같은 거요?

네. 다른 사람이 내 물 먹는 것도 싫지만 내 물 먹을 때 입 대고 먹으면 그 사람이랑 다시는 마주치기 싫어요. 하하하하.


예전에 쇼 프로그램 보니 여자친구랑 7시에 만나기로 했는데 조금이라도 늦으면 그냥 가버린다면서요? 왜 그러는지 꼭 물어보고 싶었어요.

네. 맞아요. 전 시간 개념 철저해요. 매니저 형에게 물어보세요. 전 매니저 형이 깨우면 바로 일어나요. 고양이를 길러서인지 몰라도 되게 예민해요.


고양이랑 무슨 상관있어요?

고양이 기르면 되게 예민해져요. 자다가도 배고프다 그러면 밥 줘야 해요.


혹시 예민해서 싫어하는 질문 있어요? 이런 질문 좀 안 하면 좋겠다 그런 거?

아뇨. 전 막 공격해주는 게 좋아요. 그래서 제가 호동이 형을 좋아해요.


잘됐네요. 근데 두려워하는 사람이 없을 것 같아요.

네. 그냥 전 아쉬울 것 없이 산다고 생각해서요. 이 일을 하는 것만도 감사하다고 생각해서 사람에게 바라는 게 없어요. 미련도 없어요.


뭘 챙겨주고 어떻게 해주면 좋겠고 그런 것도 없어요?

네. 그래서 누가 저를 실망시켜도 그냥 어느 정도 예상은 하고 있던 거라고 생각하면 쉽게 놓아지더라고요. 상처받는 스타일은 아니에요. 특이랑 저랑 완전 반대인 게 특이는 연애하다가 헤어지면 그 후유증이 오래가고 추억을 가슴속에 남기는 순정파 스타일이거든요. 전 좋아할 땐 되게 좋아하고 사랑할 땐 되게 사랑하지만 헤어지면 그냥 거기서 끝이에요.


어떻게 사람이 그럴 수 있어요?

그냥 그렇게 돼요. 미련을 버리면 돼요. 어릴 때도 한 과목 시험 끝나면 전 채점 안하고 다음 과목 준비해요. 뭐 공부도 안 했지만요. 하하. 지나간 건 생각 안 해요. 현실주의자고요. 항상 미래지향적이에요. 한 번 한 거 또 하는 것도 싫어해요. 한창 예능 많이 했을 때 저 나름대로 철학 같은 게 생겼는데요. 한 가지 개인기를 여러 방송에서 하면 노력하지 않고 우려먹는다고 생각할 것 같더라고요.


근데 그렇게 보자면 맡는 드라마 캐릭터들이 비슷하단 생각은 안 들어요?

네. 그런 생각도 했죠. 이번에 드라마 들어갈 때 회사랑 작품 얘길 많이 했는데 제가 1년 이상 연기를 쉰 데다가 베테랑 연기자도 아니니까 부담되지 않는 것, 선생님들에게 많이 배울 수 있는 걸로 선택하자고 했어요. 연기에 대한 욕심은 있는데 한번에 성취해야겠다는 욕심은 없어요.


설마 주인공 역할이 있었는데 일부러 <천만번 사랑해>의 이철 역을 한 건 아니죠?

하하. 솔직히 아니죠. 제가 급이 어느 정도 되면 모르겠는데 그게 아니니까요.


더 늦게 연기를 시작한 유노윤호가 드라마 주인공을 맡아서 질투 나진 않았어요?

전혀요. 윤호가 전화 와서 "형 연기 어떻게 해야 돼요?" 그런 적도 있는데 전 "야, 나도 지금 연기 모르겠는데 내가 널 어떻게!" 이랬죠. 하하. 제 역할을 잡아주는 건 회사고 그걸 살리는 건 제 역이니까 이 역을 살리는 데만 집중하지 '더 큰 역할해야 하는데'하는 생각 같은 건 안 해요. 왕자병처럼 얘기하면 제가 못났다고 생각하지 않기 때문에 여유 있게 해요. 항상 1차원적으로 살았어요. '남들 신경 안 쓰고 내 일만 열심히 하면 뭔가 오겠지' 생각하고 살아요. 전 '쏘 쿨'하거든요. 


연기하는 자신의 모습을 보면 어떤 느낌이 들어요?

아직까진 쑥스럽죠. 무대도 그래요.


마이크도 삐뚤게 잡고서 바닥에서 막 기어 다니고 키스 퍼포먼스 하는 건 그럼 뭐죠?

할 때는 몰라요! 무대에선 최대한 보여줄 수 있는 거 다 하려고 하는데, 나중에 보면 쑥스러워요. 저는 욕심을 많이 안 내려고 해요. 자신감은 있지만 남의 것을 탐내거나 비난하진 않아요. 방송에서도 '다른 사람보단 내가 낫지'라고 말하는 게 아니라 '이분 잘생기셨죠. 근데 저도 못지않죠' 이렇게 말해요.


솔직하게 자신이 잘났다고 인정하는 희철 씨는 데뷔 전이랑 지금이랑 똑같아요?

되게 많이 달라졌어요. 성격도 많이 좋아졌고요. 하하.


성격이 좋아졌다고요?

네. 데뷔하고 보통은 까칠해지잖아요. 주변 분들이 전 갈수록 좋아진다고.


부모님께서 '김희철 사람 됐다'고 했다는 말씀이 그거에요?

네. 모두가 그래요. 사람 됐다고. 이제는 제가 얘기해요. 처음에 슈퍼주니어 활동할 땐 고민 많이 했어요. 전 연기자로 데뷔했는데 슈퍼주니어가 제 연기보다 더 뜨니까. 연기자로서 김희철 자리가 점점 좁아지는 거에요.


아무래도 슈퍼주니어 출신 연기자란 말도 많이 나오고요.

네. 혼란스러웠어요. 드라마에선 내가 울어야 하는 상황인데 무대에서는 즐겁게 노래를 불러야 하니까요. 배워가는 단계니까 그렇게 감정 바꾸는 게 쉽지 않더라고요. 멤버와도 거기서 충돌이 많았죠. 멤버가 "형, 그래도 가수면 리허설해야 하잖아요." 그러면 전 "넌 그럼 연기자가 자기 연기 신 빼먹고 여기 서는 게 맞다고 생각하냐?" 하는 식으로 충돌이 많았죠. '쏘리 쏘리' 때도 제가 무대에 나가야 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 많이 했거든요. 다리도 다쳤었고요.


멤버가 서운해했을 것 같은데요. 어떻게 조율했나요?

동해, 은혁, 신동 같은 친구들이 형 왔느냐면서 자기들이 안무 다 짜놓았으니까 하기만 하면 된다는 거예요. 난 어떻게든 연기 잘할까 그 생각만 했는데 이 친구들은 내 생각을 해줬구나 싶으니까 눈물이 다 나더라고요. 예전엔 혼자만 있고 싶었는데 이젠 스트레스 받거나 힘든 일 있을 때 멤버랑 놀면 풀려요.


노래와 춤이 싫어요? 스스로 노래 못한다고 자조하기도 했는데.

싫어하진 않는데요. 싫어할 수밖에 없는 상황은 있었어요. 'U' 노래 부를 때 삑사리 사건 난 이후로. 하하. 제가 틀렸지만 보는 분들은 슈퍼주니어에게 문제가 있다고 생각할 수 있잖아요. 애들에게 피해를 주고 싶지도 않았고, 그리고 전 사실 록음악이나 거친 음악 좋아하거든요. 댄스나 발랄한 음악이 안 맞았어요. 몸치라서 춤도 그렇고. 슈퍼주니어에 노래 잘하는 친구나 춤 잘 추는 친구들이 있는데, 굳이 제가 못하는 것으로 욕심 내서 '난 노래도 메인해야 돼' 하면 빨리 무너진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전 연기에 더 집중하려고 했어요. 이건 팬도 알아요. 제가 처음에 얼마나 까칠했고 얼마나 하기 싫어했고 힘들어했는지. 일본 콘서트 때도 문제가 좀 있었어요. 전 공연 현장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으면 정말 싫어하거든요. 그래서 화를 냈어요. 분위기가 좀 안 좋아졌죠. 근데 어쨌든 분위기 망친 건 제 잘못이니까 멤버에겐 미안하잖아요. 그래서 '니들에겐 미안하다'고 했는데 신동이랑 은혁이가 눈물이 그렁그렁하면서 '형 입에서 미안하단 말 나온게 처음'이라며 감동하고 우는 거예요. 그때 전 이런 생각을 했어요. '아, 내가 그동안 정말 쓰레기였구나.' 하하.


처음부터 연기에 대한 재능을 알진 못했을 거고 춤이나 노래가 별로였다면 어떻게 연예인이 된 거죠? 희철 씨가 연예인이 된 건 그럼 외모가 잘생겨서 인가요?

솔직히, 네. 그건 인정해요. 제가 주목받는 거 좋아하고 노는 건 좋아했지만 오디션 땐 거의 '애국가' 부르다시피 했고 춤도 진짜 못 췄거든요. 지금 오디션 영상 보면, 아휴. 제가 지금까지 슈퍼주니어에서 가운데 선 것도 솔직히 외모의 영향이 컸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지금 다이어트하는 게, 드라마에 나온 제 얼굴을 봤더니 윽, 외모 효과 보는 게 많은데 제가 망가져 보이면 그건 저를 좋아해주는 분들에 대한 배신이잖아요. 그래서 8kg을 무리해서 뺐어요. 2주간 두부만 먹었거든요. 정말 토하는 줄 알았어요. 너무 배고프면 청양고추 먹어요. 그럼 땀이 막 나요. 그렇게 뺐어요. 오늘 화보 있다고 해서 어제 그제 운동하고 그랬죠.


와, 그럼 화보 촬영을 위해 어제 뭐 안 먹었어요?

아뇨, 아침은 먹어야겠더라고요. 빈혈이 생겨서. 하하. 근데 오늘은 안 먹었어요.


배고프겠어요.

참아야죠.


연예인이라서 안 하고 참는 거 또 있어요?

그런 제한은 두지 않으려고 해요. 말할 때 조심하는 정도? 솔직히 저도 담배 피우고 이런저런 짓 다 했죠. 근데 후회되더라고요. 아직도 뜨거운 걸 못 먹어요, 폐가 안 좋아서.


근데 솔직히 언어는 별로 신경 안 쓰는 것 같던데요.

물론 제가 말을 예쁘게 하는 편은 아니에요. 할 말은 다하지만 될 수 있는 한 '쌍욕'을 자제하려는 거죠. 하하하. 저 데뷔 때부터 자유로운 영혼 이미지였잖아요. 지킬건 지켜야 하는 게 저 같은 애들은 조금만 어긋나버리면 한 방에 훅 가거든요. 저 부모님 속도 썩이고 안 좋은 행동도 많이 했지만 학업에 대한 문제는 없었어요.


가출도 했지만 수업은 다 들어갔다?

네. 일탈은 하고 자유분방하되 법적으로는 문제없게 하려고 했죠. 저는 회사에서도 이거 해라 저거 해라 하면 싫어요 싫어요 해요. 남이 하라고 하면 안 하려고 하는 청개구리 성격이라서. 그래서 연기도 안 배웠어요. 전 머리나 의상 컨펌을 하나도 안 받아요. 전 입히는 거 안 입어요. 머리 할 때도 제가 그려서 이렇게 해주라고 해요. 아이돌인데 수염도 달고 그랬죠.


위아래로 빨간색 옷을 입고 머리도 곱슬머리를 했다가 금발로 했다가 정말 김희철 스타일은 끝은 어딘가 싶었어요.

빨강 머리, 노랑 머리, 주황 머리, 색이란 색은 다 입혀봤죠. 제가 기복이 되게 심해요.

과자 좀 까서 먹으면서 해도 될까요? 저 지금 빈혈이…. (웃음)


바나나 드실래요?

지금 이 썩은 바나나를 먹으라고요?


하하. 아니요. 새 거 있어요.

그땐 너무 꾸미는 데 신경을 많이 썼죠. 근데 요즘은 자연스러운 거에 꽂혔어요. 저 원래 흐트러진 거 되게 싫어하거든요. 솔직히 말하면 이제 할 머리도 없고요. 시원이 같은 경우는 근육이 있는 몸이 어울려요. 하지만 제가 그렇게 몸을 만들면 정말 안 어울릴 거예요. 또 제가 못하는 댄디한 룩을 기범이는 소화할 수 있어요. 전 남의 영역을 침범하려고 하지 않아요. 그래서 우리는 되게 친해요.


<절친노트> 보니 다들 똑같은 바지를 입는데 혼자만 빨간 바지를 입었다던데, 그건 어떻게 된 거죠? 그거 때문에 은혁 씨랑 사이 안 좋아진 거잖아요.

그거 3년 넘은 얘긴데, 2006년 월드컵 특집이라기에 나 바지 빨간 거 입을래 하니까 입으라고 하더라고요. 근데 은혁이가 '형 그거 안 어울려요' 했는데 제가 말을 안 들으니까 매니저 형에게 이른 거예요. (웃음) 그래서 제가 '너 사내 놈이 비겁하게 뭐 하는 거냐' 그랬죠. 제가 튀려고 했다기보다는 그 바지를 입고 싶어서. 전 기복이 심해요. 지금 까만 머리로 염색하려고 하다가도 미용실 가면 '아니다, 안 할래'이래요. 한경이는 저보고 만날 그래요. "넌 내가 봤을 때 정신 나갔어." 하하.


입었던 옷 중에 지금 생각해보니까 좀 창피했다는 생각이 드는 거 있어요?

없어요. 그땐 만족을 했으니까요.


좋겠네요. 평생 하고 싶은 대로 살아온 거잖아요.

다시 한 번 말하지만 전 자유분방하게 살지만 지킬 건 다 키긴다는 거.(웃음) 그래서 연기자 선생님들이 절 좋아해주세요. 예쁨 많이 받고 너무 좋아요.


희철 씨는 사람과의 관계에서도 잔소리하거나 그러면 절대 안 맞겠네요.

진짜 안 맞아요. 절대 안 돼요. 저에게 뭐 해라 그러면 너무 싫어해요.


사귀는 여자친구나 좋아하는 여자가 얘기해도요?

그래서 동해가 저에게 '형 결혼 하지 마라'고. 가르치려는 사람 절대 싫고요. 제가 또 남들에게 그러지도 않고요. 동해나 소녀시대 태연이 말은 잘 들어요. 동해는 "김희철, 짜증 나게 하지 말고 그냥 좀 해." 이래요. 제가 완전 열받아 있어요. 분위기 완전 다운되어 있고. 멤버 애들도 조용하고. 그러면 동해가 "김희철, 김희철, 또 짜증 났어? 밥 먹으러 가자. 뭐 먹을래?" 이래요. 그럼 전 "김치볶음밥" (웃음). 태연이는 워낙 귀여우니까. 둘 다 너무 예뻐요. 물에 빠지면 태연이나 동해만큼은 내 목슴 걸고서 지킬 수 있는 애들이에요. (나중에 김희철은 이 부분 너무 재미있지 않느냐며 꼭 써달라고 했다.) 걔네 보면 제가 너무 맑아져요. 윤아가 "오빠한테 제가 제일 이쁜 짓 많이 하죠. 저 이쁘죠?" 그러면 "아니야, 태연이가 더 귀엽지." 멤버애들도 그래요. 시원이가 "형, 나 형한테 동해나 기범이 위치 정도 된거야?" 그러면 "멀었어".


다들 희철 씨 사랑 받으려고 애쓰네요.

저랑 적이 되면 피곤한가 봐요. 우리 AB형 모임도 있잖아요. 미쓰라 진 형, (조)성모 형 등등. 한번 잡지에서 다룰 만한데.


자주 만나요?

아뇨. 두 번 만났나?


스스로 AB형이라고 느낄 때가 있었어요? 혈액형 믿어요?

안 믿어요. 근데 AB형이라는 것에 대한 자부심은 있어요. 어릴 때부터 탄압을 너무 많이 받았어요.


무슨?

AB형이라고 하면 사람들이 이상하게 보니까요. 그래서 반항 정신이 되게 강해요. 게다가 전 왼손잡이였는데, 오른손으로 바꿀 정도였다니까요.


본인이 특별하다고 생각해요? 솔직기 그런 생각 좀 하죠?

가끔요. 방송에서 절 더 특별하고 특이하게 만들어준 것도 있는 것 같아요.


근데 그것도 다 결국 본인이 한 거 잖아요.

이게 참 슬픈 얘긴데요. 제가 살아오면서 특별하다고는 생각 못했고 틀렸나라는 생각은 해봤어요. 어릴 때부터 하도 '너 그러면 안 되지' '넌 왜 이렇게 생각을 해?'란 말을 많이 들어서요. 근데도 자신이 틀렸다고 인정하기는 싫었어요. 그래서 중학교 때 싸움도 많이 한 게, 생긴 것도 이쁘장하고 생각하는 것도 다르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행동하는 것까지 얌전하게 하면 진짜 거의 왕따될 것 같더라고요. 남자들은 싸움 좀 하고 그러면 친구들 모여들잖아요. 전 사실 밖에서 사람도 안 만나고 그래요. 저에 대한 얘기가 좋은 나쁘든 나오는 게 싫어요. 전 술은 좋아하지만 술자리 싫어해요. 다른 사람들은 술자리 좋아하고 술은 싫다던데. 그래서 집에서 고양이 앉혀놓고 마시거나 (강)지환이 형네 가서 둘이 마시거나 해요. 사람 많은 자리 가면 소문이 날 수밖에 없어요.


무슨 소문요? 김희철은 이렇더라?

아뇨. 김희철을 봤다. 그런 소문부터가 신비감이 좀 떨어진다고 생각하거든요. 아무리 제가 좋게 얘기하고 예의 갖춰 인사해도 그 사람 눈에는 '인사 제대로 안 하네' 그러면 절 안 좋게 평가할 수 있으니까요. 제가 평소에 밝고 명랑하진 않거든요. 저 만난 사람들이 다 그래요. '방송이랑 되게 다르네요'.


오늘은 똑같은데요.

너무 좋아요. 지금. 기분이. 요즘 너무 행복해서요.


뭐가 그렇게 행복해요?

하고 싶은 연기하고 있고 연구할 수 있고 생각할 수 있어서요. 멤버랑도 너무 좋고. 우리가 아직도 지키는 불문율이 3가지가 있어요. 정산할 때 오픈할 것. 일할 때 부모님이 절대 개입 안 할 것. 그리고 여자 문제.


정산은 뭐고 여자 문제는 또 뭐예요?

(후훗) 이건 진짜 웃긴 얘긴데 예를 들어 좋아하는 여자 연예인 얘기 나오잖아요. 이특이가 "한가인 씨가 좋다" 고 그러면 다른 멤버는 한가인 씨 좋아하면 안 되는 거예요. 봐도 안 돼요. 근데 완전히 지켜져요.


그 사람을 좋아한다고 해서 사귀는 건 아니잖아요. 근데 좋아하지도 못해요?

네. 하하. 밀어줘야 해요. 불문율이에요. 이게 무조건 지켜져야 해요.


그럼 먼저 좋아하는 사람 30명 얘기해버리면요?

30명까지 얘기하면 우리가 죽이죠.(웃음) 


정산도 해요?

하죠, 그럼. 우린 뭐 돈 안벌어요?


그래도 아이돌이 정산한다고 하니까. 하하.

'얘가 얼마 벌지?'라는 생각이 들면 멀어질 것 같더라고요. 그래서 오픈하자고 했어요. 그래서 정산하면 "얼마 나왔냐" "나 이번엔 좀 많이 나온 것 같애. 형 얼마 나왔어?" 제가 일을 한참 안 하고 있을 때는 "야,인마 내가 요즘 일을 안 했더니 안 나왔다." 멤버가 개인 활동이 많아서 다 다르거든요. 그러면 많이 번 사람이 쏘는 거예요. 밥값 이런 거 안 아끼고. 우스갯소리로 우린 꽃등심 먹으면 며칠 동안 소화를 안 시키려고 해요. 우린 맘에 안 들면 대놓고 싸워요. 그리고 풀어요. 전 소소하게 재밌게 살아요. 연기만 좀 더 자리잡으면 좋겠어요.


근데 버라이어티에 나온 모습이 연기할 때의 캐릭터보다 더 매력적인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연기자로서의 단점일 수도 있을 거예요. 살인자나 자폐아, 고시생 같은 역을 했을 때 편견 갖는 사람도 있을 수 있고요.

그래서 제가 가장 튄 예능을 줄이고자 했어요. 제가 방송하는 게 솔직히 드라마하고 연기하는 것보다 더 이슈가 되고 화제가 되잖아요. 연기자 길을 가려면 어느 정도 버릴 부분도 있겠다 싶어 제 매력이 보일수 있는 쇼 프로 출연을 요즘 자제하는 거예요. <추격자>나 <비스티보이즈>같은 영화 해보고 싶거든요.


그런 것도 할 수 있겠어요? 호스트 역?

전 뭐 매일이 뭐. 연습해요. 한경이랑 기범이랑 어디 하나에 꽂히면 정신없어요. <타짜> 봤을 때는 아귀에게 너무 꽂혀서 그 선글라스 끼고 다녔어요. 하루는 정신병자처럼 말도 안 하고 살아요. 저도 제가 아닌 역을 해보고 싶어요. 그래서 연기가 너무 좋아요. 이건 좀 자신감인데요, 전 잘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올해가 이제 다 갔어요. 내년엔 이뤘으면 하는 게 있어요?

내년엔 연기자로 상 받아야죠. 너무 받고 싶어요. 내년엔 연기로 빵빵하게.


스타일리스트와 헤어 선생님 얘기 등등 남들이랑 똑같은 멘트는 안 할 거죠?

그래서 이런 생각도 했어요. "제가 되게 멘트를 많이 준비해올 거라고 생각하셨겠지만 그냥 감사드려요. 이정표를 남길게요" 이렇게. 하하하.


오늘 빼빼로데이인데 빼빼로 안 받았어요?

네. 말씀 안 드렸나요. 여자 운 끊긴 것 같다고. 이거 단체 문자 넣어야 하나?